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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유산] 을지로 미싱 특화 거리 본문
「을지로 미싱 특화거리」는 현재 중구 을지로4가역에서 청계천 배오개다리 일대에 1960년대부터 형성된 미싱 관련 업종 밀집거리이다.
미싱은 1960년대 중반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다. 그 효시는 (주)부산정기가 일본의 부라더 공업과 합작하여 생산하여 1965년 출시된 ‘부라더 미싱’이 나오면서부터다. 1970년대만 해도 미싱은 혼수품 목록 1호였다. 당시 서울역 앞에 회전 미싱 광고탑이 세워질 정도였다.
1980년대까지 미싱은 혼수품 목록에 자주 올랐다. 특히 80년대 말에는 ‘홈패션’이라는 이름으로 방석ㆍ쿠션ㆍ커튼ㆍ식탁보에서 냄비 손잡이ㆍ전화기커버ㆍ휴지통 덮개에 이르기까지, 생활 수예품이 살림 속에 파고들면서 재봉틀과 바느질 붐이 이어졌다. 이 때 재봉틀 전문상가는 서울청계천 4가와 을지로 4가에 밀집해 있었다. 또한 1980년대 후반 미싱자수는 각광받는 유망직종 중의 하나였다.
1990년대 서울 청계천 4가 네거리에서 을지로 4가로 이어지는 일대 500m 양 옆길에는 각종 미싱점포가 밀집해 있었다. 1950년대 초반부터 하나둘씩 자리 잡아 부품상 15개를 포함, 판매 수리점 등 모두 200여개가 모여 당시 국내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었다. 편리한 교통에다 주위 방산-평화시장에는 봉제공장이, 청계천변에는 피혁공장이 들어선 이점으로 1960~1970년대에는 최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만 해도 혼수품목 1호로 각광받았던 재봉틀이 1980년대 들어 소득수준향상과 맞벌이 부부증가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주부들 사이에 불어 닥친 홈패션 붐과 알뜰검약분위기로 가정용 미싱 판매가 다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1990년대 지하철 역세권을 따라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며 소매상가 기능의 이동이 가속화 되면서, 을지로 4가의 미싱상가는 공업용미싱상가로 변모하는 등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2000년을 넘어서부터는 중국산 물건이 국내시장으로 진출함에 따라 인건비 절약을 위해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관련 산업이 이동하면서 미싱의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20~30대 사이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핸드메이드’를 중시하게 되면서, 젊은이들이 을지로의 ‘소잉팩토리’와 같은 교육 문화공간에서 소품 만들기, 옷 만들기, 아기 옷 만들기, 반려동물 클래스, 자수, 퀼트 등의 수업을 받으며 관련 산업도 변화에 발맞추어 가고 있다.
1980년대 이후부터 점차 봉제공장들이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떠나고 산업구조가 다변화하기 전까지 한국 산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였던 미싱. 지금은 세월의 흐름에 맞춰 각종 다양한 문화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한국의 산업변화와 역동성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을지로 미싱 특화거리는 서울미래유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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