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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유산] 미네르바

知足 2024. 6. 15. 11:35

카페 ‘미네르바’는 1975년에 신촌에서 처음 생긴 원두커피 전문점으로, 신촌 일대 카페들의 수장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 있는 카페이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명물길 18(창천동 13-26)번지에 있는 미네르바는 1975년에 연세대학교의 한 대학원생이 개업하였고, 2000년에 현 대표 현인선씨가 인수하여 미네르바를 이어오고 있다.

1970년대 학생이었던 분들의 말로는 창가의 커튼이 없어진 것을 제외하고, 바의 모습과 진열장, 나무 천장, 벽, 격자형 창문 등이 동일하다고 한다. 의자, 테이블, 전등, 난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전체적으로 인테리어와 조화가 될 수 있는 선에서 소품을 바꾸고 있지만 원래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실내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카페 한 편에 꽂아놓은 오래된 책을 빼다 읽는 여유는 미네르바만의 ‘멋’이다.

미네르바에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커피를 만드는 방식이다. 현 사장은 1975년부터 창업주가 고수하던 방식을 이어받았는데, 미네르바에서는 ‘사이폰(Syphon 또는 Siphon)’ 방식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한다. 사이폰(Syphon)이란 ‘쉽게 빨아올리는 관’이라는 뜻으로 ‘진공 커피포트’라고도 하는데, 증기압을 이용한 추출방식으로 깔끔한 맛과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은 원두 위에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리’지만 사이펀 방식은 반대다. 압력을 이용해 끓는 물을 원두 쪽으로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린’다. 이렇게 하면 미세입자까지 걸러져 커피 맛이 깔끔해진다.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을 찾으려는 ‘디지털 세대’도 미네르바의 단골이지만 10개의 테이블이 있는 카페 미네르바를 찾는 손님들은 대학생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카페가 일본 관광 책자에 소개된 후, 일본인 관광객이 심심찮게 찾아오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도 찾아온다.

최근에는 젊은 층이 에스프레소 방식의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찾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머신으로도 커피를 만들고 있으며, 더치 방식도 추가하였다. 신촌에 가면 70년대 대학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의 장소 ‘미네르바’가 그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