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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4•27 판문점 선언 6주년, 생명· 평화· 상생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바라는 여성계 성명서(4/27 본문
4•27 판문점 선언 6주년,
생명· 평화· 상생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바라는 여성계 성명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
우리는 결코 되돌아 가지 않을 것이다”(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 동족임을 절감한다.
우리는 대결하여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단합하여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민족이다”(김정은 위원장)
6년 전 오늘, 판문점에서 울려퍼진 남북 정상의 발언이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동선언이 발표되었다. 여기서 두 지도자는 6•25전쟁의 종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하였고, 평화를 원하는 8천만 남북 국민 이름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을 기약하였다. 그리고 남북이 앞으로 하늘, 땅, 바다에서 서로에 대한 그 어떤 적대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같은 해 9•19 군사합의로 결실을 맺었다. ‘한반도의 봄’이 오는 듯했고 남북 8천만 겨레는 한반도 평화의 꿈을 마음껏 꿀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 2월 28일, 미국 대북강경파의 조종으로 조•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남북관계는 경색되었고 2024년 현재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지금, 일방적인 한·미·일 동맹 추구, 한·미 연합군사훈련 강화, 대북적대시 정책 등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우리는 또 다시 한반도 전쟁발발 위협이라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또한 남쪽과의 대화를 기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성들은 평화를 원한다.
한반도 분단과 전쟁, 정전협정체결의 비극을 몸소 체험한 세대들은 물론이고,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이 땅에서 전쟁은 사라져야 한다. 실제로 이 땅의 여성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분단 이래 최초로 판문점을 걸어서 왕래한 사람들도 여성이었으니, 남•북•일 여성들은 1991년부터 3년간 서울, 평양, 도쿄를 오가면서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포럼을 개최하였고, 이는 ‘여성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를’ 외치는 여성평화운동의 초석이 되었다.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에는 평양과 개성, 금강산에서 여성이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구상 포럼과 회의가 열렸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 아래 뜻깊은 만남이 수 차례 이어졌다.
여성계는 또한 2007년부터 ‘동북아 여성평화 6자회담’을 준비, 발전시켰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6자회담 개최국 민간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자 한 이 회의는 ‘동북아 여성평화회의’로 발전하여 4년간 지속되었다.
2015년에는 해방/분단 70주년에 즈음해 전세계 여성평화 활동가 30여 명이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를 관통하여 남한으로 걸어 내려오는 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를 개최하였고, 한국측에서는 여성단체들이 실행위원회를 조직하여 이들과 협력하였다. 이어 서울에서 개최된 2015 국제여성평화회의를 통해 여성들은 1)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2)이산가족 재결합 3)군사적 긴장 완화 4)군비를 시민복지와 환경보호비로 5)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리더쉽 확대 등을 요구하였다. 여성평화걷기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8년 1월 평화평창 여성평화걷기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북한의 참여와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였는데, 행진이 끝날 무렵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여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은 2000년 유엔에서 통과된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325호’(이하 1325)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접목시키려는 여성계 노력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여성이 분쟁의 예방• 관리· 해결과 평화구축 과정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1325의 정신이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오직 여성이 완전하고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지속가능한 평화, 발전, 좋은 협치, 인권과 정의를 위한 토대를 쌓을 수 있다”고 발언하였다. 이후 여성계는 1325의 실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2012년 2월, 국회에서 ‘유엔안보리 결의 1325에 따른 국가행동계획 수립 촉구 결의문’을 통과시켰고, 현재까지 여성가족부가 주무부서가 되어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남북한 관계가 얼어붙어 있지만 여성평화운동 세력은 한반도 평화와 분단 극복, 더 나아가 일체의 전쟁과 군사주의 극복을 위해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생명· 평화· 상생· 살림과 돌봄의 기치를 높이들고 죽임과 폭력을 넘어서고자 하는 여성 평화운동의 진전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여성들은 4•27 판문점 선언 6주년을 맞이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회는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비준하라.
2. 정부는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고 남북대화를 즉각 재개하라.
3. 미국은 70여년간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분단의 폐단을 직시하고, 조속히 조·미 평화조약을 체결하라.
4. 정부와 국회는 유엔안보리 결의 1325호에 의거하여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 여성과 남성 의 동수 참여를 보장하라.
2024. 4. 27
4·27 판문점 선언의 실현을 바라는 여성시민단체들
평화여성회, 한국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사)대구여성회, (사)세종여성, 수원여성회, 기독여민회, 한국여성민우회, 제주여민회, 인천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산여성단체연합, 울산여성회,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김해여성회, 김해여성의전화,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진주여성민우회, 진해여성의전화, 창원여성살림공동체, 창원여성의전화, 통영여성장애인연대, 거창여성회, 한국YWCA연합회, 경기여성연대, 이화민주동우회, 평화어머니회, 전국여성연대, 새움터, 두레방, (사)햇살사회복지회, (사)에코젠더 부설 여성인권센터 쉬고, (사)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재)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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